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의아하기만 하지만, 그때 대학 2학년 때 시 쓰기에 가장 열광하던 그때 시 쓰기를 포기했더랬습니다. 내 길이 아닌 것만 같았습니다. 그 후로 너무 오랫동안 산문의 세계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다시 조심스럽게 시 쓰기를 시작하는데, 자의식이 없을 수 없습니다. 비밀스럽게, 낮은 목소리로, 낮은 숨결로 이곳 한켠에 써 둘 생각입니다. 그러니 이 글은 되려 보기 어렵겠군요. 다행히 이곳을 찾은 여러분을 빼고는 말이지요.

2008년 5월 3일 토요일

나를 옹호하는 방법

저마다 자신이 속한 세대에 대한 그럴 듯한 이유를 붙이길 좋아한다.
비록 무임승차를 한 셈이라도 6.25세대이니, 6.3세대이니, 유신세대니, 80세대이니, 386세대이니 하는 식의 세대 범주 속에서 자신을 정당화하는 걸 용케도 잘 배운다.
그 세대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여전히 유지되지도 않을텐데, 집착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현재나 미래에서 못 찾고 과거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도 세대 범주의 유용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한, 사람들은 이름 붙이기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대학생 때는 아직 386세대니 뭐 그런 명칭도 없었거니와
민주화세대 이런 이름이 가당치도 않았으므로
무슨 정체성에 대한 혼동이 좀 있기는 했는데
그때 내게 '6.8세대'는 6.3세대나 80세대보다 내게 더 매혹적이었던 것 같다.

내가 속한 세대는 어떤 세대였을까....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을 읽으면서 생각하기로는
무슨 이유가 좀 있어야 했다.

그냥 웃으라고 쓰는 거다.
베이비붐 세대가 당시로는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었는데
나는 거기에 이유를 붙였다.

4.19도 실패로 돌아가고
군사 쿠데타에 이어 군사정부가 들어서던 그때
겨울철
우리 부모 세대는 무얼 했을까.
추운 계절, 추운 밤, 추운 시대에
연탄불로 방안 덥히고
두터운 이불 속에서
시대를 탓하며
그래도 미래를 희망하며
새로운 세대를 한참 만들고 계셨겠지.

그 좌절과 희망과 염원들이 증폭된 것이
베이비 붐이 아니었느냐는.....
그 현상이 달리 일어난 게 아니었다는

풋풋.....

[출처] 나를 옹호하는 방법 작성자 미운오리 2007. 03. 12
(네이버 블로그에서 옮겨 왔다. 이사 왔다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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