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의아하기만 하지만, 그때 대학 2학년 때 시 쓰기에 가장 열광하던 그때 시 쓰기를 포기했더랬습니다. 내 길이 아닌 것만 같았습니다. 그 후로 너무 오랫동안 산문의 세계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다시 조심스럽게 시 쓰기를 시작하는데, 자의식이 없을 수 없습니다. 비밀스럽게, 낮은 목소리로, 낮은 숨결로 이곳 한켠에 써 둘 생각입니다. 그러니 이 글은 되려 보기 어렵겠군요. 다행히 이곳을 찾은 여러분을 빼고는 말이지요.

2008년 6월 28일 토요일

디토 플러스(Ditto Plus), 두 번째 그들의 공연

아이들을 남겨 두는 일이 너무나 어려운 까닭에 간신히,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시간에 맞추어 디토의 공연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계단을 부지런히 뛰어서 콘서트홀에 들어섰지요.
부부가 함께 공연에 참석하는 일이 드물어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와 보면 참 좋습니다. 그 공연이나 연주회가 어떤 급이면 어떻겠습니까? 하물며 작년에 이은 디토의 두 번째 공연입니다.
객석을 둘러보니, 역시 젊은 여성 팬들이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프로그램을 구입해서 읽는 분들도 있지만, 개중에는 디토 홈페이지나 다른 사이트에서 프로그램보다 두꺼운 정보를 출력해 와서 읽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저희 부부는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프로그램 없이 준비도 못한 채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디토 소개가 자막에 오를 때엔 데스티니 차일드의 공연 도입부를 우아하게 변주하는 것 같았고, 그들이 입장했을 때 맞은 편에 앉은 관객들의 적극적인 반응은 그들은 디토 팬클럽 회원들일 게 틀림없어.... 라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영락 없이 합창석에 앉은 그들은 연주 새션맨들 같은 역할이었다고 할까요.
공연 자체는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습니다. 여섯 명으로 늘어난 그들의 연주에서는 젊은 남성들의 성급한 혈기 같은 것은 애당초 없었고, 섬세하고 부드럽고 우아하고 적절한 시점에서 적절하게 격정적인,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의 소리에 더할 나위 없이 잘 호응하는 놀라운 연주였습니다. 그들이 솔리스트로서 각자 최고의 기량을 지녔음에도 각 악기의 미덕을 잘 살리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음색은 다 달랐으되, 어느 악기에서 그 소리가 나오고 있는지는 잘 분간되지 않는 이심동체였습니다.
정통적 모습의 자니, 경건한 스테판, 화려한 임동혁, 변화무쌍한 패트릭, 조용히 유머러스한 다쑨, 무대를 역동적으로 만든 리처드. 기대감과 탄성의 관객들. 다들 자기만의 색채를 내뿜으며 일곱 색체로 공연장을 가득채웠습니다.
끝으로 한마디.
왜 가장 마음에 드는 연주는 앵콜곡일까요?
정답. 어느 누구도 긴장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여유로워지기 때문.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마지막 곡 때문에 저도 싸인을 받을까 잠시 살짝 고민했더랬습니다.
이 나이에, 원, 참..... ^^